[스포주의] 1.평론 일반적인 영화의 형식에서 벗어난, 미디어 아트에 가까운 작품을 주로 만들어왔던 크리스 마커 감독이 1962년에 발표한 SF단편 영화다. 거창한 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 주제보다는 오히려 표현의 측면(영상과 서사 모두)이 더 돋보이는 작품이다. 반전을 담고 있는 영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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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에릭 로메르 감독,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1987)
(스포주의) 1.평론 — 상징주의적 관점에서 네 가지 단편 영화를 묶은 옴니버스 작품으로, 첫 번째 작품은 로메르의 장편영화 녹색광선과 형식적인 면에서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다. 나머지 세 작품은 역설과 아이러니를 기반으로 하는 세련된 코미디물이다. 사실 후반 세 작품들이 더…
좋은 영상의 사례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듀얼 (1971)
#1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트럭 운전사와 주유소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이후에 벌어질 사건들에 앞서 미리 서스펜스를 구축(developing)하는 단계인데, 전형적인 교과서적 구축법에 따르고 있다. 즉, 주인공은 트럭 운전사의 모습을 확인하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우연찮게 창문에 뿌려지는 물, 트럭이란 방해물 때문에 교묘하게…
영화 리뷰 | 정재은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 (2001)
[스포주의] 2000년대 초반, 이제 막 졸업한 평범한 여고생들의 삶을 그린 영화다. 당대의 시대상을 잘 담아냈다는 장점을 서사의 중대한 결함이 모두 깎아 먹어 아쉬움이 큰 작품이다. 영화의 큰 주제는 “청춘의 방황”인데, 이를 묘사하는데에는 두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하나는 특수한…
좋은 영상의 사례 | 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 (2006)
https://youtu.be/urvx0Q9R7qs 영화에서 영상과 음악의 관계(이를 시각과 청각의 관계라 일반화 할수도 있겠다)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되는데, 대게는 양자의 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 작가의 감에 의존하여 작품이 창작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통상적으로 창작자는 음악이 영상을 서포트해준다는 의도를 갖고 음악을…
안톤 체호프, 바냐 아저씨 깊게 보기 프로젝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속에 액자소설식으로 나오는 희곡 바냐 아저씨를 보고, 이 작품에 대해 좀더 깊게 알고 싶어졌다. 조사를 해보니, 이 희곡을 모티브로 하는 2차 창작물들이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는데 올 4월경부터 틈나는데로 원작 희곡과 관련 창작물들을 감상해보았다. 여기에 그 감상을…
영화 리뷰 | 김종관 감독, 최악의 하루 (2016)
[스포주의] 1.평론 많은 욕망을 가진 주인공이 곤경에 빠지고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비극만을 쓰는 일본인 소설가가 있다. 소설가는 이 욕망들이 사실은 자신의 것이고 소설은 그저 이같은 욕망을 부정했던 도피처였을 뿐임을 깨달는다. 이번엔 그는 조금 다른 소설을 쓴다. 자기 자신에게…
버트런드 러셀 강의 | 미래세대를 위한 메세지 , Message To Future Generations (1959)
정확히 어떤 자리에서 이루어진 강의인지는 불분명하나, 강의의 마지막에 이루어진 러셀의 짧은 맨트를 기록한 필름이다. 짧지만 러셀이 생전에 주장했던 기본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다. 즉, “지성”에 의해 인도되고 “사랑”에 의해 고취되는 삶에 대해 메세지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감정이나 미시적인 이익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좋은 영상의 사례 | 존 G. 아빌드센 감독, 록키 (1976)
#1 두 씬이 대칭을 이루는 대구법이 사용된 장면이다. 첫번째 씬은 영화의 최초 시작부로써, 록키가 동네 권투 연습장에서 싸구려 스파링 상대로 일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번째 씬은 영화의 후반부인데, 화려한 경기장에서 챔피언전을 앞두고 있다. 두 장면 모두 동일한 음악에, 벽에 붙어…
영화 리뷰 | 장선우 감독, 경마장 가는 길 (1991)
[스포주의] 1.평론 하일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영화로서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을 불러왔던 영화다. 하지만 21세기를 한참 지난 지금은 딱히 그런 미사어구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두 남녀 지식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