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이탈리아 어느 시골마을의 작은 극장에서 영사 기사로 일하는 알프레도와 어린아이 토토와의 관계를 통해, “추억”이라는 인생의 한 단면과 “표현의 자유”라는 예술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영화의 마지막 키스씬 시퀀스가 유명한데, 사실상 영화의 전체가 이 시퀀스를 위해 존재 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내 추측으로는 감독은 먼저 영화의 마지막 부분 부터 상상을 하고, 거꾸로 앞부분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영화의 나머지 부분을 제작 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따라서 작품의 전체를 응축해서 보여주는 이 마지막 시퀀스만을 따로 분석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일 것이다.
(저작권 정책에 따라 키스씬 시퀀스 유튜브 동영상 생략함)
이 시퀀스를 분석해보면, 감동을 주는 총 세가지 요소를 발견할수 있다. 첫째는 서사와 견련관계를 갖는 상징적 소품이고, 둘째는 배우의 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악이다. 먼저 영사된 키스씬은 알프레도가 “과거”에 자신이 일하면서 “검열 당했던” 필름을 모아놓은 것이다. 즉, 이 필름은 과거의 추억과 표현의 자유라는, 영화 전체의 서사가 설명해왔던 주제가 모두 담긴 소품인 것이다. 그런데 이 상징적 소품은 특이하게도 영화속에서 다시 영화로서 상영(재현)이 가능하다. 즉 일종의 액자소설이 되는 것이다. 통상의 소품과는 달리 영화속에서 다시 생동감 있게 살아 있을수 있는 소품이 영화가 주는 감동을 더욱 크게 만든다.
둘째로 중년의 토토 역을 맡은 자크 페렝의 연기가 돋보이는데, 그의 중후하고 약간은 냉정한 분위기와 얼굴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영화 감독이라는 역할에 딱 알맞아 보인다. 과하지 않고 절제된 연기가 상대적으로 과한 등장인물 외부의 요소(키스씬의 영상과 배경 음악)와 알맞게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감동을 이끄는 요소는 음악인데, 영화 음악의 거장인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사용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영화에 있어서 논란이 되는 중요한 지점과 만나게 된다. 바로 “영화와 영상의 관계”가 그것이다. 사실 본 작품에서 음악은 상당히 과도하게 사용된 측면이 있다. 상당히 많은 곳에서 음악이 영상을 억지로 끌고가 감동을 유발하는 수준의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의 수준이 너무 높아 영상을 압도해버리는 것이다. 어쨋든 본 시퀀스 만큼은 음악과 나머지 영화의 요소가 상대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어(솔직히 여기서 조차도 음악의 힘이 많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감동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