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 감독의 위대한 환상은 전쟁이란 극단적 비극을 희극의 방식으로 묘사한 풍자극인데,
현 시점에서 이 고전 영화가 가지는 가치는 주로 영상의 형식적인 면에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이 영화의 영상 구조는 1937년이라는 제작연도가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히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그 중 한가지, 입체적인 무대 구성의 좋은 사례라 생각되는 부분을 짧게 소개한다.
먼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듯 보이는 무대는 공간적으로 방안, 창문밖, 방문밖의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들을 카메라는 아주 영리하고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조망한다. 인물들 역시 세 공간에 배치되어 있고(심지어 창문과 문밖에도) 정해진 동선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졌다가를 반복하며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이때도 역시 카메라는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물들을 무리지어 효과적으로 포착한다.
동시기의 영화를 보면(물론 현재도 그러하지만), 무대의 구성이 단조로와 마치 회화와 같이 평면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영리한 구성으로 입체적인 미장센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