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특이하게, 이 영화는 영화 자체를 바라보기 이전에 소위 말하는 “국뽕”이라는 관점을 고려할 것인지가 논점이 되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영화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쉬리가 그랬고, 디워가 그러했다. 모두 특수효과가 중요시되는 블록버스터형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영화를 산업 상품적 측면에서 보아, 국위(?)를 선양하고 수출을 많이 하여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가능성에 큰 방점을 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화는 예술이다. 영화에서까지 마치 올림픽 경기를 바라보듯 애국심에 불타오를 필요가 있을까? 돈에 눈이 멀어 전전긍긍하며 만든 영화를 보고 세계의 관객들이 감동을 받아 기꺼이 자신의 돈을 지불할 것 같지는 않다. 역설적으로 순수한 마음에서 피어난 예술에 가장 큰 재미가 있고, 그곳에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 영화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재미가 없는 것은 영화가 주는 느낌이 지나치게 평탄하기 때문이다. 지구를 파괴하려는 빌런에 맞서는 주인공들이라는 흔한 서사를 재미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의 “표현”이 아주 중요하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필요함에도 표현의 폭이 너무 좁아 마치 회전목마를 타고 지루하게 돌고 있는 기분이다.
다음 장면이 무엇이 나올지 쉽게 예측되고, 캐릭터에 걸맞지 않은 배우들을 섭외하여 등장인물들은 모두 심심해 보인다. 송중기와 김태리 대신 좀더 연륜이 느껴지는 배우를, 진선규 대신 마동석과 같이 좀더 덩치가 큰 배우를 섭외했으면 어땠을까?
관람등급을 낮추기 위해 고심한 대사 덕분에 한껏 불량스럽게 차려 입은 주인공들은 욕한마디 못하고, 그저 “비켜라 이 무능한 것들아” 같은 대사를 날리며 품위를 지킬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이 영화가 자랑하고 있는 CG표현도 시종일관 높은 콘트라스트에 화려한 화면만을 계속 보여주어 피곤하고 식상한 느낌을 더해준다.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 시현을 위한 데모 테잎이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도 결국 영화의 서사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껍데기만 화려하고 정작 알맹이는 부실한 영화가 어떤 느낌인지 이 영화가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