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소 지병이 있었던 아버지가 쓰러지자 어린 엘리가 2층에 있는 약을 향해 뛰어가는 장면이다. 전체적으로 슬로우 모션으로 연출되었는데, 슬로우 모션의 기본적 효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영화적 시간을 지연시켜 해당 장면의 중요성을 강조해주고 드라마틱한 느낌을 관객에게 주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영상 자체를 느리게 만들어 관객이 좀더 상세하게 세부 장면을 관찰할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서도 슬로우 모션을 통해 아버지의 사망 당시의 슬픔이라는 드라마적 감성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본 영상 사례의 좀더 특징적인 부분은 CG와 블루스크린을 활용한 크로마키 기법에 있다. 약품함 문에 달린 거울은 실제 거울이 아니라 크로마키로 합성된 컴퓨터 그래픽이다. 구체적으로 약품함 문에 블루스크린을 달아놓고 촬영후, 컴퓨터를 이용해 반사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다 (자세한 제작 과정은 본 영상 이후에 나오는 메이킹 필름을 참고). 실제 거울을 이용해서는 위와 같은 장면 연출은 불가능 할 것인데, 거울상과 슬로우 모션이 결합되어 몽환적 분위기가 한층 더 가중된 효과를 거두었다. 참고로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잭슨 감독이 담당하였는데, 그는 영화 CG전문 업체인 웨타 디지털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에 이같은 시각효과는 고가의 기술이었겠지만, 현재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저예산 독립영화 단계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생각된다.
#2
성인이 된 엘리(조디 포스터 분)가 상부에서 외계인 탐사 프로젝트를 폐지시키려 하자 화가 나서 담당자에게 가는 장면이다. 전반부의 조용한 대화와 후반부의 지프를 타고 달리는 씬이 극명하게 대조가 되어 엘리의 분노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이 영상을 고전적인 몽타주 이론의 차원에서는 에이젠슈테인이 주창한 “충돌 몽타주”의 한가지 사례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