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인 코미디 영화로, 평이한 스토리 구조와 식상한 해피엔딩식 결말로 비록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개개의 코미디 연출 감각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이것은 소위 말하는 “센스”가 필요한 부분인데, 여기서 하정우란 배우의 “개그감”이 잘 드러난다. 그는 영화 작업 이외에도 그간 화가 활동, 에세이집 출간등도 해왔다고 한다. 이 영화를 통해 그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엿볼수가 있다.
여기서는 이 작품의 미덕인 코미디 연출 부분만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기본적으로 웃음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주어졌을때 유발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1)이 비정상적인 상황의 수준을 과하지 않게, 오히려 약간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낮추어 절제하는 연출을 시도하였고, 2)비정상적인 상황에 앞서서 이에 대비되는 정상적인 상황을 배치하여 대조의 효과를 노린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1 에서는 장면에 앞서서 사무장이 예의바르게 고객에게 응대하는 정상적인 상황을 먼저 보여준후, 승무원실에 들어서자 마자 승객 욕을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이어서 승무원들의 대화가 오가는데 이것은 빠른 속도의 전형적인 “만담형” 대화이다. 여기서 대사가 빨라 정확히 알아들을수 없으나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의 웃음 포인트는 대사의 “비정상적인” 리듬감이기 때문이다.
#2 에서도 역시 초반에 고객과 승무원간의 정상적인 상황이 진행되다가 승무원이 물을 쏟자 고객이 짧게 욕을 한마디 한다. 정상적인 상황과 아주 짧은 돌발적인 비정상인 상황을 대비시켜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3 에서도 승무원들은 기본적으로 진지한 태도를 갖고 환자를 돌보는 정상적인 상황인데, 일본인 승무원의 미숙한 한국어 안내, “똥꼬”라는 어색한 단어등을 등장시킴으로써 비정상적인 상황을 중간에 짧게 끼워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