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SF장르의 오락 영화다. 도술이 존재하는 고려시대, 그리고 외계인들이 인간의 몸에 그들의 죄수들을 가두어 놓는 현대시대, 이렇게 두가지 가상의 세계를 엮어 SF와 퓨전사극, 시간여행이라는 여러 판타지적 요소를 잘 버무려 놓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진지하기 보다는 적당히 코믹한 분위기로 아주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오락 영화라는 장르에 충실하여 최대한 지루한 부분이 없게 연출되었다. 특히 사극 파트의 대화 조차도 빠르고 캐주얼한데, 사극이란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리듬감이 살아 있는 대사의 구성이 매력적이다.
적당히 코믹하게 연출된 무술 씬들은 마치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알맞게 적용된 특수효과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를 주는 포인트이다. 아울러 이런 SF장르의 영화는 복잡한 배경 지식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데, 이 영화는 도입부의 일종의 데모 시퀀스와 중간 중간 설명식의 대사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끼워넣는 식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였다.
영화의 몇가지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는데, 인간의 몸에 죄수가 주입 된다는 설정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우리 주변에 외계인 죄수가 주입된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누가 그들인지 알수가 없다”는 식으로 스릴감을 더할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선한 역의 캐릭터들은 모두 개성있게 주조되었지만, 악역인 외계인 죄수들은 모두 몰개성하고 획일적으로 묘사되었다. 이에 따라 소지섭, 김의성등의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들의 죄수들이 주입되기 전의 정상적인 일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여주어 비중있게 다루었다면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 좀더 입체적으로 보여질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