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비트코인 직접투자
비트코인 직접투자는 앞서 소개한 비트코인 채굴사업보다 난이도가 낮으므로 현재 가장 널리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 방식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주식투자와 같이 일정한 양의 비트코인을 매수한후 다시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의 사업입니다. 회사의 주식 대신 비트코인을 거래한다는 점만 빼고는 사실상 일반 주식투자와 완전히 같은 개념입니다. 따라서 일단은 기존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는 수많은 투자이론 – 이를테면 기술적분석, 기본적분석 – 들을 그대로 비트코인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듯이, 비트코인이 특수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 주식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대상과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투자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비트코인 투자와 주식투자는 완전히 동일하며 따라서 서로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도 주식과 비슷하게 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이들 거래소는 모두 사설로서, 2018년 1월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 거래소의 폐쇄를 포함한 강력한 규제를 검토 중에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헌법상의 사유재산보호와 경제활동 자유의 이념을 고려할 때 정부가 거래소 폐쇄까지 감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분명한 것은 세금부과, 거래실명제를 포함한 기타 어떤 방식으로든 거래활동에 강력한 제제가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앞장에서 설명한 비트코인 채굴사업은 물론, 비트코인 직접투자에 있어서도 결국 핵심은 “어떻게 비트코인의 시세를 예측할 것인가?”입니다. 먼저 현재 대다수의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시세 예측 방법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투자자 본인의 “감”에 따라 투자하는 기법입니다.
– 과연 “감”으로 시세를 예측할수 있을까?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의도하거나, 의도치 않거나어쨌든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투자 기법은 바로 투자자 본인의 “감”에 따라 사고 파는 방식입니다.(사실 이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주식, 펀드, 예금, 부동산 전 투자영역에 걸쳐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투자 기법입니다.) “감”,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직관”이 되겠는데, 이는 말 그대로 합리적인 매매 규칙없이 그저 그때 그때의 느낌에 따라 매매를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뉴스를 보고, “불안하니 팔아야 겠다” 해서 파는 것, 친구의 대박 난 이야기를 듣고 “아이고 배아파. 나도 사야겠네” 해서 사는 것, 이런 방식으로 매매하는 것이 바로 이 “감”에 따른 투자 방식이 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기법은 아주 높은 확률로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 시장은 몇 분 사이에도 수십 퍼센트가 급등락하는, 그 어떤 금융상품보다 변동성이 월등히 큰 시장입니다. 게다가 24시간 휴장없이 계속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의 뇌는 이처럼 쉴세 없이 바뀌는 역동적인 가격변화에 익숙치 않으며,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예측할 수 있게 진화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나마 별로 신통치도 않은 이러한 “감”들은 수시로 변덕스럽게 바뀌므로,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혹시나 감으로 몇차례 시세의 등락을 맞추었더라도, 이를 억세게 운이 좋았다고 받아들여야지, 자신이 마치 비트코인 투자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것처럼 착각을 해서는 곤란합니다.
이제 좀더 그럴듯하고 최소한의 모양새를 갖춘 투자기법들을 비트코인에 적용시켜볼 차례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전통적인 기법들이 과연 비트코인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 기술적 분석으로 시세를 예측할 수 있을까?
기술적 분석은 영어단어 “technical analysis”를 번역한 것인데, 그리 좋은 번역은 아닙니다. “기술적”이란 한국어 단어가 가진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와 듣는이로 하여금 그 분석기법을 과대평가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격 분석”이라 부르는게 더 좋은 번역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 기술적 분석은 종래의 주식시장에서 주로 “개미”라 불리우는 아마추어 개인투자자들에게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는 기법인데, 과거의 가격 차트를 보고 일정한 규칙과 패턴을 찾아, 미래에도 같은 규칙으로 반복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매수 또는 매도 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과거 일정기간에 가격 그래프가 A패턴을 보였을 때 가격이 폭등하였는데, 최근 가격 그래프가 또다시 A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 매수하면 조만간 가격이 폭등하여 큰 이익을 볼 것이다.” 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가격과 거래량을 이용한 기술적 분석의 예>
위 그림은 주가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의 한가지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 막대그래프들은 주식 거래량을, 위의 선 그래프는 주가를 의미합니다. “1, 2, 3으로 표기된 형태의 일정한 거래량 패턴과 마치 깃발 모양과 비슷한 주가의 흐름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주가가 조만간 폭등한다”는 패턴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패턴을 포함하여, 모든 종류의 기술적 분석 도구들은 모두 거짓말이며, 엉터리입니다. 따라서 주식은 물론 비트코인 역시 이러한 전통적인 도구들을 사용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동전 던지기를 하여, 앞은 매수 , 뒤는 매도 식으로 투자하는 것과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 이유로는 근본적으로 과거의 가격이 미래의 가격과 상관성이 정말 있는 건지부터 시작하여, 패턴이나 규칙을 발견할 때 개입되는 인간의 인지적 오류, 시장의 거대함과 불규칙성 등 수많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므로 생략하며, 주식투자와 관련된 제 다른 저서에서 차후 소개할 예정입니다.)
<NASA가 촬영한 화성 표면의 모습>
위 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촬영한 화성표면의 모습입니다. 사진을 보는 순간 누구나 인간의 얼굴 모습을 인식하게 됩니다. 물론 위 얼굴상은 화성인들이 건설한 외계문명이 아니고 단순히 주변 광원에 따라 그림자가 생성되어 만들어진 우연한 장면일 뿐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뇌는 아무 의미 없는 것들로부터 자신이 익숙하게 여기는 패턴을 찾아내는 습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패턴들이 가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최소한 비트코인 시장과 같은 투자시장의 차트속에서 찾아내는 패턴 만큼은 모두 거짓된 망상에 불과합니다.
<어느 네티즌이 발견한 고양이 세마리 패턴 : 사진 출처 – SBS>
위 그림은 어느 네티즌이 비트코인 시장에서 발견한 “고양이 세마리 패턴” 입니다. 가격 차트상으로 고양이 세 마리가 그려졌으니 곧 폭등한다는 재미있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 네티즌은 유머와 풍자로서 위와 같이 재미있는 글을 올린 것이겠지만, 이처럼 기술적 분석 기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비과학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학문적으로 엄밀히 연구된 논문들에 따르면 기술적 분석을 통한 단타 트레이딩이 단순한 방식의 장기보유전략을 이기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설명합니다.
– 그렇다면 기본적 분석으로 시세를 예측할 수는 없을까?
기본적 분석은 영어 단어 “fundamental analysis”를 번역한 것인데, 이 역시 아주 안 좋은 번역의 예라 하겠습니다. 한국어 단어 “기본적”이 마치 초보적인 수준(basic)을 의미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본적 분석은 “가치 분석”이라 불리우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기본적 분석은 투자 대상의 “내재적 가치”를 파악한 후, 현재의 시세가 이 측정된 가치 보다 크다면 고평가 된것이니 매도를, 작다면 저평가 된 것이니 매수를 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시장을 구성하는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이라는 가정하에, 시장도 합리성을 가질 것이므로, 시세가 내재적 가치에 비해 고평가 되거나 저평가되는 “괴리”가 일어난다면 자동적으로 그 가치에 가깝게 조정될 것이라는 이론에 근거합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어느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의 한끼 식사값이 5천원이라 가정합시다. 이 식사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의 원가가 1만원이고, 주변에 위치한 롯데리아 햄버거의 가격도 5천원은 넘습니다. 우리는 쉽게 이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의 “내재적 가치”가 5천원을 초과하고, 현재의 5천원이라는 시세는 지나치게 저평가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은 합리적일 것이므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것이며, 머지 않아 식사값은 그 내재적 가치에 가깝게 오르게 될 것입니다.
언듯 보면 이같은 기본적 분석 기법은, 그럴듯하고 나름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재적 가치” 를 어떻게 정확히 숫자로 계량 하느냐 입니다. 참고로, 주식시장에서는 재무분석을 통해 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등을 따져 기본적 분석을 수행하는데, 이들 자료들은 모두 “과거의 기록” 이라는 문제를 갖습니다. 즉, 기본적 분석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는 이러한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재무재표와 같은 기본적인 자료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는?
사실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를 측정하는 작업은 매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한마디로 “0” 에 가깝습니다. 비트코인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국가권력이 법적으로 부여한 어떠한 권리도 없는, 단순히 시장 참여자들의 “근거 없는 믿음”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코드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내재적 가치가 일단은 제로(0)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것의 가치를 헤아리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거꾸로 가치가 없다는 전제하에, 가치가 있다는 대표적인 주장들을 검토하는 “일종의 소거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간편할 것입니다. 이제 비트코인 가치 옹호론자들이 주장하는 “비트코인이 내재적 가치를 갖는 몇가지 이유”들이 과연 타당한 소리인지 살펴봅시다.
– 비트코인은 미래의 차세대 화폐가 될것이다.
비트코인은 “코인(coin)”이라는 그 이름 답게 원론적으로는 “화폐”로서의 기능만이 유일한 가치의 근원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비트코인 가치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미래에 널리 쓰이는 차세대 화폐가 될 것이므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런데 이 주장은 뭔가 이상합니다. 왜, 구태여 기존의 화폐를 놔두고 세상사람들이 별안간 비트코인이라는 생소한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일까요? 그 시세가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급등락을 하는데, 과연 화폐로서 유통이 가능할까요? 여러분이 피자 가게에 방문한 손님이라 상상해 봅시다. 여러분이 지불한 비트코인 1만원어치가 내일은 2만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트코인으로 피자 값을 지불하겠습니까? 거꾸로 여러분이 피자 가게 주인이라 가정해봅시다. 여러분이 손님으로부터 오늘 받은 비트코인 1만원어치가 내일은 5천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주인이라면 피자값으로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을까요? 물품의 매 거래시마다 우리는 도박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화폐로서의 장점 보다는 단점이 많은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널리 사용되어 진다는 주장은 선듯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아울러 무엇보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유통되는 것을 강력하게 방해하는 요인은 각국 정부의 규제입니다. 한 국가가 가지는 화폐의 발권력은 물가와 경제성장률등 국가의 경제를 정부가 원하는 바에 따라 강력히 조정할 수 있는 핵심 권한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신종 화폐가 널리 퍼지게 된다면 정부는 이러한 엄청난 권한을 상실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을 이런 불리한 상황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들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각종 법적 수단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강력한 통제에 나서게 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미래에 차세대 화폐로서 널리 사용되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실제로 현재까지 비트코인은 주로 화폐가 아닌 일종의 투자대상으로서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며, 홍보차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던 상점이나 온라인 쇼핑몰들도 소수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 불리우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 불리우는 첨단 기술을 사용하여 구현됩니다. 이 같은 첨단기술이 사용되어졌으니 비트코인이 가치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연 블록체인 기술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될 수 있는지, 그에 앞서 4차산업혁명 자체가 실체가 있긴 한건지등 이 주장에서 따져볼 문제는 많으나, 여러분은 단 한가지만 고려하면 됩니다. “어떤 물건이 훌륭한 기술이 사용되어졌다고, 그 물건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실패한 첨단 제품인 애플 메시지패드>
실제로 첨단기술이 사용되어졌으나, 본연의 가치가 떨어져 시장에서 실패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많이 있는데, 위 사진은 그 중 하나인 애플 메세지패드입니다. 1993년 출시되어 필기인식, 무선통신기능등 당대 최신의 기술들을 집약해 넣었지만, 시장에서는 실패하여 사라진 제품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제품 본연의 가치가 확연히 떨어진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비트코인 본연의 목적인 “화폐로서 얼마나 잘 유통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비트코인의 구현에 사용되어진 기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므로 가치가 있다.
이 주장은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주장입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망은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가치있는 것이며, 이러한 가치있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상책으로서의 비트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가치 있는 것이므로 돈이 된다.”
… 란 소리인데, 이해하기가 까다로우니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쉽게 바꿔 봅시다.
“수학 숙제를 꼬박꼬박 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며, 학생들이 이러한 가치있는 일을 하도록 시키기 위해서는 참잘했어요 도장을 보상으로 찍어줘야 한다. 따라서 참잘했어요 도장은 가치 있는 것이므로 돈이 된다.”
<추억의 참!잘했어요 도장>
새로이 만든 문장을 잘 음미해 보면, “어떤 가치있는 것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책 그 자체가 반드시 금전적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믿음이 곧 가치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믿으면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을 종교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주장입니다. 많은 이들이 노란색 금속에 불과한 황금(gold),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한국은행권을 가치 있다고 믿으니 정말로 가치가 생긴 것처럼, 비트코인 역시 많은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믿으면 정말로 가치가 생기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 이 주장에는 두가지 허점이 있습니다.
먼저 이 주장은 내재적 가치와 시세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내재적 가치란 어떤 물건이 가지고 있는 “진짜 가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내재적 가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느끼는 편리함을 돈으로 환산한 액수가 되겠고, 다이아몬드 반지의 내재적 가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낌으로써 얻게 되는 기쁨을 돈으로 환산한 액수가 될 것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는 비트코인 자체가 가진 유용성을 돈으로 환산한 액수가 될 것인데, 이는 사람들의 믿음 여부와는 분리된 것입니다. 즉,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비트코인의 거래 시세만 오를 뿐이지, 내재적 가치는 그대로 인 것이며, 앞서 제 주장과 같이 만약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가 0이라면 시장의 효율적 조정에 따라 언젠가 시세도 0에 가깝게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코푼 휴지를 많은 사람들이 가치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실제로 그 코푼 휴지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게 되어 가치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위 주장이 가진 또다른 허점은, 사실 금이나, 한국은행권은 단순히 사람들의 믿음만을 근거로 그 내재적 가치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심미성을 가지고 있고, 산업용/의료용으로 널리 사용되어 진다는 유용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미 그 자체로서 일정한 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물론, 금의 현재 시세가 내재적 가치와 크게 차이가 날수는 있지만, 금은 비트코인과 달리 내재적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집니다.) 한국은행권도 단순한 종이 쪼가리를 많은 사람들이 아무 이유없이 가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권력이 법으로서 가치를 부여한 법정 화폐이며, 여기서는 법률의 보증이 믿음의 근원이 됨과 아울러 지폐 액면가 그대로의 내재적 가치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제 주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는 제로(0)에 가까운 것이 됩니다. 그에 반해 2018년 1월 현재의 비트코인 시세는 1BTC당 1200만원입니다. 내재적 가치에 비해 압도적으로 시세가 높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2018년 1월 현재의 비트코인 시장은 확연한 버블(거품)에 해당되며,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의 영역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