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컷은 본래 누벨바그 영화의 전통적 특징중 하나인데,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릭 로메르 감독 역시 누벨바그의 전통에 따라 그의 영화에서 점프컷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점프컷의 모범이라 생각되는 영상 하나를 발견하여 소개한다.
대게의 영화에서 점프컷은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 정도만을 거두는 것이 보통이다. 즉, 단순히 하나의 시퀀스를 여러 컷으로 쪼개어 일부를 버린 후에, 남은 숏을 이어 붙이는 식으로 일종의 “경제적인 시퀀스”하나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성과 점프된 화면이 주는 약간의 다이나믹함외에는 별다른 이익이 없다.
반면 에릭 로메르는 점프컷 자체만으로 영상미와,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위 시퀀스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1.차에 승차하는 장면 -> 2.도로 주행 장면 -> 3.아이가 뛰어가는 뒷모습 -> 4.도로 주행 장면 -> 5.아이가 뛰어가는 뒷모습 -> 6.놀이동산 입구에 들어가는 장면
여기서 2와 4가 유사한 장면으로서 대칭을 이루며, 3과 5 역시 유사한 장면으로 대칭을 이룬다. 짝을 이루는 두 그룹은 서로 교대로 한 장면씩 반복되어 등장한다. 이렇게 대칭과 반복의 구조는 관객에게 안정감을 주며 특히 아이가 뛰어가는 코믹한 장면의 반복에서는 묘한 유쾌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