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만복이가 꿈속에서 경보 경주를 하는 장면이다. 작가가 특별히 꿈과 현실을 명확히 구분 짓지 않으려고 의도한 경우를 제외하고, 영화속에서 꿈은 현실의 장면과 명확하게 차별화되어 제시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여기서는 깜깜한 야간을 배경으로 촬영하여 이것이 꿈이라는 구분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이 어두운 배경은 동시에 무언가 미스테리하고 기묘한 느낌도 아울러 가져다 준다.
“경보 경주”라는 꿈의 내용은 실제의 경주와는 다르게 모두 간략화된 일종의 상징물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모형으로 제시되는데, 골라인의 테이프, 꽃목걸이, 두명의 경쟁 선수들이 그것이다. 이 경주가 여러 차례 반복됨으로써 “끝이 없는 경쟁”이라는 영화의 주제가 묘사되고 있다.
아울러, 본 장면은 “기묘한 느낌”도 잘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은 앞서 말한 어두운 배경과 반복 영상의 효과와 함께, 무표정한 얼굴로 살짝 지나가는 두명의 경쟁 선수들의 모습이 불러일으키는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