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 끊었다는 의미에서 “손절”이라는 용어가 유행인 듯 하다. 본래 이는 주식 거래에서 매수한 주식이 폭락할 것으로 예측될 때 매몰비용 만큼의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 버리는 것을 뜻하는 “손절매(stop-loss)”에서 유래된 말이다. 결국, 타인을 나를 위한 자원(경우에 따라 경제적 자원)으로 보는 시각에서 온 셈인데, 천박하기 이를데 없는 말의 쓰임이다.
손절의 동기도 다양한데,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다. 하나의 유형은 타인으로부터 사소한 피해(물론 손절 운운하는 당사자 본인의 말로는 지구가 멸망할 만큼 비장하고 심각한 것이지만)를 입었다는 이유다. 이 경우는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자원의 하나로 격하시킨후에, 이를 자신이 가차없이 버렸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자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하나의 유형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손절을 하는 것이다. 주로 정치적 견해가 다른 경우 슬그머니 손절이라며 연락을 끊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 경우는 손절 행위자가 자신과 다른 타인을 수용 못하는 열등한 지적 능력과 편협함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누군가가 손절했다고 공공연히 떠들어 대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타인에 의해 갈팡질팡 휘둘릴 정도로 불안한 자아를 가진 인간이며, 애써 “손절”이란 조잡한 단어를 써가며 본인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으면 견딜수 없을 만큼 빈약한 정신의 소유자임을 밝히는 행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