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소속이든 야당 소속이든 그 누가 되었든지간에 원칙적으로 정치인도 얼마든지 예능 프로에 나갈수 있다. 어짜피 오락을 위한 TV쇼일뿐인데, 그런 곳에 누군가가 출연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이 출연한다고 격분하고 마치 신성하고 순결한 전당이 훼손이라도 되는 것인냥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과대망상으로서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유퀴즈의 제작진이 이른바 보통 서민들의 삶을 조망하는 것을 프로의 취지로 삼았다면 당연히 이러한 창작자의 의도는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만일에 윤석열 당선자 측의 직접적인 압력이 있었거나, 방송사에서 소위 “알아서 기어서 출연을 승락” 한 것이라면 창작의 자유를 훼손한 중대한 문제다.
결국 현재 가장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은 유퀴즈 제작진들이 된다. 과대망상적인 시청자들과 촌티나는 정치권 사이에 눌려 있는 셈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여권 일부 인사들이 마치 어린애들 때를 쓰듯 우린 출연 안시켜 주던데 하면서 과거사를 늘어놓는 것은 유아적인 행동이다.
우리는 평생 함께 사는 가족이라해도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처럼 어떤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안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그런데 어찌 우리가 한번도 만나본적 없는 연예인들의 품성과 인성 사람 됨됨이 따위를 알수 있을까? 그럼에도 텔레비전속 모습만을 보고 하느님 찬양하듯 연예인의 선량함과 도덕성을 신성시 여기는 팬들이 많다. 이것도 세상을 만화적 시각에서 보는 일례다.
우리 사회도 연예인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거침없이 말하고, 그런거쯤 너그러히 받아들이고 상관없이 계속 좋아해주는 대중이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숨막히는 촌스러움속에서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