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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문법의 기본 용어들
영상을 설명할때 사용되는 전문적인 용어들이 있습니다. 이 용어 자체가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모르면 다른 영화인들과의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있을수 있습니다. 사칙연산을 아무리 잘해도 더하기 빼기 기호를 모르면 다른 사람과 말이 안통해서 문제를 풀 수 없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래서 여기서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싶은 아주 기본적인 용어 몇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1.남자와 여자가 방을 향하여 걸어간다
2.(화면이 바뀌며) 방안의 창문이 비춰진다. 창문밖에 달이 조그맣게 떠있다
3.(화면이 바뀌며) 달이 크게 클로우즈업되어 비춰진다
4.(화면이 바뀌며) 남자와 여자가 침대위에 앉아 있다가 천천히 눕는다
5.(화면이 바뀌며) 남자의 얼굴이 크게 클로우즈업되어 비춰진다. 남자가 “손만 잡고 자자”라고 말한다.
6.(화면이 바뀌며)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은 모습이 크게 클로우즈업되어 비춰진다. 천천히 카메라가 창문쪽으로 이동한다. 창문밖에는 고양이 한마리가 남녀를 지켜보고 있다.
위와 같은 영화의 한 장면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여기서 “(화면이 바뀌며)” 부분을 “컷(cut, 커트)“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긴 영상의 중간을 잘라 다른 영상에 이어 붙이는 편집 기술입니다. 관객이 영화를 볼때는 위와 같이 다른 화면으로 갑자기 바뀌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1~6번 까지의 각각의 영상 덩어리를 쇼트(shot, 숏)라고 합니다. 따라서 위 장면은 여섯개의 쇼트로 구성된 것입니다. 쇼트는 도중에 컷으로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한덩어리의 영상을 말합니다. 1번에서 남녀가 걸어가는 장면은 계속 이어지는 하나의 영상입니다. 이것이 2번에서 컷으로 끊겼으므로 2번에서는 새로운 쇼트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6번에서 남녀의 손을 비추다가 창문으로 장면이 이동하는데, 장면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컷으로 끊기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6번은 전체가 하나의 쇼트입니다.
위 쇼트들 전체를 합쳐서 씬(scene, 신)이라 부릅니다. 즉, 쇼트들이 모여서 씬을 이룹니다. 흔히 위와 같은 장면은 “베드씬”이라고 부르지요?😆 씬과 비슷한 용어로 시퀀스(sequence)가 있는데, 많은 영화학자들은 시퀀스를 더 큰 개념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즉, 씬이 모여 시퀀스가 된다고 이해하는거죠. 그런데 저는 이런 구분법에 반대하고 “씬과 시퀀스”를 사실상 같은 것으로 봅니다. 대신 저는 장면의 “순서(order)”가 중요하여 특별히 강조해주어 말하고 싶은 경우는 “시퀀스”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실제 영화상에서 씬과 시퀀스를 억지로 구분하려면 영상의 의미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것이 사람마다 다 다를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두 용어를 구분지을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제 방식에 따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영화 미학적인 용어로 “미장센”과 “몽타주”가 있습니다. 여기서 미장센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이 두 용어는 영화의 표현 기법과 관련되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따라서 뒤에 “기법”이란 단어를 붙여야 더 잘 이해가 됩니다. 즉, 미장센 기법, 몽타주 기법이라고 불러야 각 용어들을 더 쉽게 이해할수 있습니다.
미장센은 그냥 영상안에 등장하는 모든 “시각적 이미지” 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 가상의 영화속의 남녀가 입고 있는 옷, 방안의 벽지, 창문의 모양, 떠있는 달, 침대 커버의 색상, 심지어 남녀 배우의 얼굴까지도 미장센입니다. 이런 미장센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 화면 위, 아래, 오른쪽, 왼쪽 등 — 를 잘 결정하여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것이 미장센 기법이 되는거죠.
몽타주는 “쇼트간의 관계”를 말합니다. 이 말이 뭔가 추상적이라 어려우면, 그냥 몽타주를 “편집 기술”과 똑같은 말이라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왜냐하면 영화는 편집의 예술이란 말도 있듯이 쇼트간의 관계는 대게 편집에 의존하거든요. 경찰이 지명수배자 몽타주를 만들때 눈,코,입 각각을 그려서 편집을 하지요? 영화도 똑같이 이렇게 편집을 잘해서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것이 몽타주 기법이 되는겁니다.
몽타주 기법이 잘 사용된 영상 하나를 보시겠습니다. 이소룡 감독의 <맹룡과강>의 한 장면입니다.
이소룡이 악당들에게 표창을 던지고 있는데, 물론 진짜 던진 것은 아닙니다. 이소룡의 표창을 맞고 무사할 배우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찍어야 합니다. 위에서는 이소룡이 표창을 던지는 쇼트와 악당들이 표창을 맞는 쇼트를 적당히 편집해서 정말 던진 것 같이 보이게 만들었네요. 이것이 “편집의 힘”입니다. 다시 말해 몽타주 효과인거죠.😊
미장센 기법과 몽타주 기법을 비교해본다면, 미장센은 아무래도 좀 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반면 몽타주는 화면이 싹싹 바뀌는 것과 연관되어 있으니 동적인 효과와 관계가 깊습니다.
다음으로 카메라와 피사체(카메라에 찍히는 사람 또는 사물)와의 거리에 따른 쇼트의 구분이 있습니다. 먼저 카메라와 사람이 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면 롱샷(long shot) 입니다. 멀리 떨어졌으니 화면상에 사람은 좀 작게 나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보입니다. 카메라가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 미디엄샷(medium shot)입니다. 이때는 대강 사람의 허리 부근 부터는 잘리게 되어 상반신이나 하반신만 화면에 나옵니다. 카메라가 아주 가까이 가서 찍으면 클로우즈업샷(close-up shot)이 됩니다. 이때는 신체 일부분, 예를 들면 얼굴만 크게 나오게 되죠. 이러한 구분을 더욱 세분화하여 여러단계로 복잡하게 나누기도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고 그냥 위의 구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금까지 내용중 굵은 글자로 쓰여진 용어들은 모두 기본적인 용어들입니다. 따라서 외워 둬야 다른 사람들과 영화에 대해 대화를 한다던지, 책과 같은 자료를 읽을때 지장이 없습니다. 위 글을 딱 세번만 반복해 읽으면 누구나 큰 노력없이 자동으로 외워질껍니다.👍
연습문제
https://youtu.be/f_StYuKRNxM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의 한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몇개의 쇼트로 만들어졌는지 쇼트의 갯수를 잘 세어보세요. 정답은 다음편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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