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젊은 시절 순수했던 그때, 사랑에 처음 빠졌던 그 찰나의 순간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가슴이 벅차 오르며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은 희망에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오고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던 그 순간을 이 영화는 그리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10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좋아 어쩔줄 모르는 우즈키의 모습은 사랑의 희망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백스럽게 표현해준다. 이 마지막 10분을 위해 영화의 나머지 모든 부분이 바쳐졌다. 소심하고 겁많은 우즈키의 모습도, 서점에서의 영문을 모를 행동들도, 모두 이 마지막을 위한 기다림이었다. 이것은 우즈키가 오랜시간 기다림끝에 선배를 만난 그 기다림이다.
그런데 영화는 서론을 채 시작도 하기전에 끝나버린다. 우즈키의 첫사랑은 어떻게 됐을까? 사실 선배가 과연 우즈키를 사랑하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영화속에서 선배는 아직 고등학교 선배로서의 짧막한 친절만을 배풀었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첫사랑처럼 우즈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짧지만, 흐뭇한 미소를 지우는 작은 소품과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