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현 감독이 2015년에 발표한 14분 분량의 짧은 단편영화다. 이 영화는 올해 6회 분량의 TV시리즈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짧지만 강렬한 내용으로 대중들에게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문에 비해서는 다소 과대평가된 작품으로 보인다. 먼저 주제 측면을 살펴보면, 원조교제와 장기매매를 등치로 놓아 권선징악적 결론에 이르는 셈이 되는데, 사실 원조교제 문제는 여러 도덕철학적 논점이 충돌할 수 있는 복잡한 주제이다. 감독은 이러한 논점은 눈치채지 못한채, 평범하고 대중적인 도덕관에 머무는 수준에서 단순하게 주제를 다루고 있다. 게다가 고루한 권선징악적 결론이 작품의 가치를 더 떨어뜨린다.
연출 측면에서 전체를 롱테이크로 촬영하였는데, 저예산 단편 영화치고는 상당히 세련되고 깔끔한 카메라 워킹을 보여주고 있어 인상적이다. 다만, 중간쯤 여 주인공이 장기매매일당들과 옥상에서 만나는 장면은 좀 허술하게 묘사된 느낌이 있다. 차라리 이 장면은 과감히 빼버리고 곧바로 경매와 수술씬으로 넘어가 이 부분을 더 비중있게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참고로 드라마 버전에서 이 부분은 문제없이 연출된다).
전반적으로 원조교제의 “몸값”과 장기매매의 “몸값”을 스토리상 연결지었다는 소재상의 신선함, 그리고 남녀 두 주연배우의 연기정도가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