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 시절에 자유로운 복장에 맨발로 다니는 청년들을 종종 목격하곤 했는데, 아마도 그들은 68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히피 문화적인 영향이나 오리엔탈리즘에 감화된 사람들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도 요즘 공원같은 곳에서 맨발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심코 우리나라에도 뒤늦게 68혁명의 정신이 퍼지고 있는 건가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당연히 아닐터라 조사해보니 바로 “어싱”이라는 자연주의 테라피의 유행 때문이더라.
“대지의 힘”을 맨발로 직접 받아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것이 바로 이 어싱 이론의 핵심인데, 물론 정확히 그 효과를 검증하려면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야 한다. 허나 이것도 흔한 사이비 이론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지라 아마도 대지의 힘이 주는 효과란 것은 없을 것이다.
내면이나 사물에 내재된 어떤 말로 표현할수 없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힘, 이런 것이 대게의 사이비 과학들이 주장하는 이론의 핵심을 이룬다. 아울러 어싱의 경우에는 “자연주의”의 오류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 무언가가 자연적인 것이면 막연하게 우리 몸에 좋을 것이라고 성급히 추단하는 오류이다. 자연의 산물이라고 당연히 우리에게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유익한 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으므로, 사실 양자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