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CTV의 토크쇼 “The View”에 출연한 폴 매카트니가 존 레논의 평화 운동과 관련하여 버트런드 러셀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다. 폴은 러셀의 자택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고, 이를 비틀즈 동료들에게 이야기 해주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존 레논이 반전 평화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중간에 “bed-in 평화 운동”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존 레논이 전위 예술가였던 그의 부인 오노 요코와 함께 호텔에서 벌였던 일종의 퍼포먼스를 가르키는 것이다.
존 레논은 이후 자신의 솔로 앨범으로 “imagine”이란 제목의 노래를 발표한다. 가사는 오노 요코의 시집을 많이 참조했다고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러셀의 평화주의, 사회주의적 사상과도 많이 닮아 있다. 아래에 가사 전문을 러셀과 관련지어 내 나름대로 주석을 붙여 소개한다.(단, 나는 존 레논이 러셀의 사상을 직접적인 바탕으로 하여 아래 가사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건 알수 없는 일이다)
Imagine there’s no heaven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 노래는 무신론, 내지는 불가지론적인 사상을 배경으로 한다. 러셀 역시 유명한 불가지론자다.
It’s easy if you try
시도해 본다면 쉬울 거예요
No hell below us
우리 밑엔 지옥이 없고
Above us only sky
우리 위엔 오직 하늘만이 있어요
=>지옥이 없고 하늘만이 있다는 말은, 모든 종교적인 관념을 버리라는 말임에 동시에, “희망”을 상징하는 하늘만을 바라보라는, 다시 말해 모든 부정적인 원죄 의식을 버리라는 말이기도 하다. 러셀은 기독교의 해악을 이 원죄 의식에서 찾기도 한다.
Imagine all the people
상상해 보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Living for today
오늘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요
=>과거,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인데, 이는 동양의 불교와 도가적 사상을 대표하는 잠언이다. 그렇다고 존 레논이 불교 신자였던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의 작품 중에는 석가모니도 믿지 않는다는 가사의 노래도 존재한다.
Imagine there’s no countries
나라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극단적으로 본다면 무정부주의(아나키즘)적인 주장을 한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순하게 해석하자면 단순히 과도한 국가권력이나 애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러셀의 경우 아나키즘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관적으로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주장을 평생 하였다.
It isn’t hard to do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Nothing to kill or die for
희생 시킬 일도 희생 당할 일도 없어요
=>여기서의 희생의 대표적인 예는 전쟁이다. 즉, 이 작품은 반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모두가 희생양이 됨을 말하고 있다.
And no religion too
그리고 종교 또한 없죠
=> 자신의 무신론을 “종교”라는 단어를 직접 명시함으로서 밝히고 있다.
Imagine all the people
상상해 보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Living life in peace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요
=> 이 노래는 “평화주의”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을 직접 명시하고 있다.
You may say I’m a dreamer
당신이 저를 몽상가라 부를지도 몰라요
=>자신의 주장이 몽상적이라고 스스로 그것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즉, 그의 주장이 여러 방해물들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임을 그는 스스로 잘 알고 있다.
But I’m not the only one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요
=>비현실적인 이상이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사회적 연대”를 염두해 두고 있다. 이 연대를 위해 그는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알리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러셀도 그의 저서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에서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연대하여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한바 있다.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그렇다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Imagine no possessions
재산을 가지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극단적으로 본다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너그러히 해석한다면 모든것을 경제적 이윤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볼수도 있다. 러셀의 경우는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주장은 하지 않았으며, 공산주의를 그것의 전체주의적 특성을 이유로 하여 매우 싫어하였다. 사회주의적인 관점에서 생활의 일부 필수적인 요소에 대해 국가가 관리하는 공동소유에 대한 주장을 한다. 사실 러셀은 경제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개개인의 창의성을 어떻게 발휘할것인가를 삶의 중요한 문제로 보았기에, 애당초 사유재산 문제를 아주 중요한 논점으로 보지는 않았다고 말할수도 있겠다.
I wonder if you can
당신이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No need for greed or hunger
욕심 부릴 필요도 굶주릴 필요도 없어요
=>러셀의 지적에 의하면, 이미 20세기초에 산업화로 인해 인류는 절대적 빈곤 상태를 벗어날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허나 지금도 빈곤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인간이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욕심을 부리기에 부가 비효율적으로 특정 계층에 편중되며, 이로 인해 나머지 계층의 빈곤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A brotherhood of man
인류애만이 가득하죠
Imagine all the people
상상해 보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Sharing all the world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요
You may say I’m a dreamer
당신이 저를 몽상가라 부를지도 몰라요
But I’m not the only one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요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그렇다면 세상은 하나 되어 살아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