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이 카메오로 출연한 1967년 인도 영화다. 제목인 “aman”은 힌디어로 평화를 의미한다.
영국에서 공부한 인도인 의사가 주인공인데, 그는 러셀의 사상에 감명을 받고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인도로 간다. 사실, 영화 자체의 작품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나 러셀이 유일하게 출연한 일반 영화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자료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도 그의 반전 사상 및 평화주의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인 환자들을 위해 출국하는 영화의 주인공을 격려한다. 여기서 잠깐, 우리는 한국과 한국인의 입장에서 흔히들 논란이 되는 지점을 또 다시 만나게 된다. 바로 “일본에 대한 원폭이 정의의 응징이 아닌가?”하는 문제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히로시마 원폭 사건에 대해서 큰 문제를 느끼지 않고, 오히려 소위 “정의 구현”이 된 바람직한 사건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해당 사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서구권의 시각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를 초월한 “보편적 평화주의”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원자 폭탄이 인류를 절멸시킬정도의 위험 요소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세기 일본에서 벌어졌던 원폭은 충분히 비극으로 취급될만한 사건인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민족주의라는 비합리적이고 해로운 사상을 개인의 마음속에서 걷어 내고, 러셀의 본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나서야 가질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받아들일수 있는 사고방식은 아닐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과 관련하여 마치 러시아를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한 노엄 촘스키 교수가 비난을 받았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러셀의 초상화를 걸어놓을 정도로 유명한 러셀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주장은 러셀의 평화주의 사상을 깊게 알고 나서야 공감할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비난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영화 관련 링크:
IMDb 자료 : https://www.imdb.com/title/tt0233193/?ref_=nm_ov_bio_lk3
위키피디아 자료 : https://en.wikipedia.org/wiki/Aman_(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