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라는 프로에 방시혁과 박진영이 출연하여, “사람을 논리로 설득할수 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박진영은 예전에는 논리로 설득할수 있다고 믿었었는데 방시혁은 이 믿음에 반대를 했었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방시혁의 주장이 맞았다고 박진영이 감탄을 한다. 위 사진은 방시혁씨가 왜 사람을 논리로 설득할수 없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여기서 방시혁씨가 펼치는 주장은 논리적 오류가 있는 잘못된 주장이며, 지나치게 허무주의적이라 결과적으로 해롭기까지 하다. 아래에서 이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방시혁씨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사람의 감각기관으로는 세계를 진실되게 인식할수 없다.
2.형식 논리학에서의 논리는 수학의 영역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3.모든 사람 각자가 각자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각자의 감각기관으로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4.논리를 비롯하여 공통된 기준이란 것이 없기때문에 타인을 논리로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방시혁씨는 아주 넓은 의미에서 대륙의 관념주의적 철학을 바탕으로 위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인식론적 불가지론을 “타인의 설득가능성”의 문제에 무리하게 끌고 들어와 결과적으로 심각한 비약을 만들고 말았다.
각각의 주장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1번은 경험론에 반대되는 대륙철학의 흔한 주장이다. 일반론적으로 이런 류의 주장은 상식에 반할 뿐만아니라, 백번양보하여 “완전히 그릇된 것만을 인식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란 반박도 가능한 주장이다. 2번의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인데, 형식 논리는 수학 이외의 언어 영역에도 얼마든지 적용될수 있는 것이다.
방시혁씨 주장의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3번인데, 여기서 그는 개개인이 서로 다른 논리를 가진 이유를 경험의 불완전성에서 찾고 있다. 이것은 논리라는 이성적 문제의 진위를 경험적 문제를 근거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완전히 틀린 것이다. 쉽게 말해, 맹인이나 두 눈이 잘 보이는 사람이나 경험적인 시각 능력과는 별개로 수학적 판단은 동일하게 할수 있는 것이다.
4번도 완전히 틀린것인데, 방시혁씨의 말과는 다르게 우리 모두는 지성적으로 일정부분 공통된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형식 논리가 그중 대표적인 예이다. 방시혁씨는 최초의 인식론적 불가지론에서 지나치게 비약을 하여 우리에게 공통된 요소가 아얘 없다고 단정을 짓고 있다. 이것은 확률론적으로도 오류인데, 수많은 사람들중에서 어떻게 나와 공통 요소를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을수 있겠는가? 재미있는 것은 이미 방시혁씨 본인이 위 방송에 출연하여 위와 같은 주장(물론 궤변이지만)을 하여 방송 출연자를 비롯하여 많은 네티즌들을 설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주장에 대한 반증이 된다.
이제 본래 논점이었던 “사람을 논리로 설득할수 있는가?”에 대한 검토를 간단히 해보자. 이에 대해 단정적으로 답할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 정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가 되겠다. 하지만 사람을 논리로 설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방시혁씨의 주장과 같은 인식론적 원인 때문이 아니고, “사람은 감정에 따라 편향되기 쉬운 동물”이라는 심리학적 원인 때문이다.
즉, 특별한 훈련을 거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기분 좋은대로” 결론을 내리기 마련이다 (설사 본인은 아니라고 착각을 하더라도). 따라서 이 기분을 거슬러서 상대방을 논리로 설득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