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Radio 4 채널에서 방송되었던 “great lives”라는 프로에서 러셀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말한 부분이다. 널리 알려졌듯이 비트겐슈타인은 러셀의 제자였는데, 공학도였던 비트겐슈타인은 러셀에 의해 철학으로 진로를 변경하게 된다.
이후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전문가 그룹에서 러셀 보다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일단 대중적으로는 청출어람의 한 사례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러셀은 그의 말년까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부정적으로 봤는데, 논리철학논고 시절의 전기 철학은 신선하고 탁월했지만 후기 철학은 천재성을 잃고 빛이 바랬다는 식의 평을 한바 있다. 아마도 러셀은 비트겐슈타인이 지나치게 신비주의로 빠져들었다는 판단을 한 것 같고, 아울러 비트겐슈타인에 의해 고대 그리스 이래로 축적되어 왔던 철학적 전통이, 과하게 무시되는 당대 철학계의 분위기에 불만을 가졌던 것 같다(이점은 러셀의 저서 서양의 지혜의 머릿말에서 엿볼수 있다).
결국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은 애증병존의 관계에 있는 셈인데, 이에 대한 러셀의 진솔한 이야기는 그의 자서전(국내 출판명: 인생은 뜨겁게)과 직접 저술한 러셀의 철학 요약서(국내 출판명 : 나는 이렇게 철학을 하였다)등에 잘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