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의 자서전 “마왕 신해철”에 그가 감명깊게 본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중에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도 포함되어 있다. 특별한 점은 없는 글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유명가수가 러셀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 보아 신기하여 소개한다. 아래는 그의 서평 원문과 어느 방송에 나와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신해철씨의 영상이다.
24. 버트런드 러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위대한 철인 러셀과 나의 첫 만남은 이 책을 통해 고교 2학년 때 처음 이루어졌다. 당시 나는 졸라 방황중이었으며(우리 엄마 기준, 내 기준으로는 정상), 급기야 내가 좋아하던 고모부에게 SOS를 날린 엄마 덕에 고모부에게 불려가 이런저런 카운슬링을 듣던 중 고모부의 서가에서 발견한 책이다.
사실 러셀이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으며 내가 천주교를 포기해버린 것도 이 책의 영향은 아니다. 단지, 두가지 점에서 이 책은 나의 영혼을 강타했다. 첫째, 러셀이 구사하는 “논리적” 언어의 엄청난 힘이다.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중구난방의 언어가 사용자의 강력한 의지와 논리에 의해 마치 훈련된 군대처럼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그가 말하고자하는 바에 정확히 이르는 그 놀라운 광경…. 그것은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보였다. 둘째, 그는 남들이 말하는 대로 편안하게 사실들을 받아 들이지 않으며 선입견과 공포가 지배하는 종교의 영역에서조차 개인의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다. 살기등등하던 제2차세계대전 시절에 그는 홀로 반전의 논리를 이야기해 모든 것을 박탈당했으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전 세계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 겁대가리 없는 인간이다. 위대한 영혼에 안식 있기를….